1940-50년대 주교단 통일 사목교서-2
2016.12.02 13:40
1940-50년대 주교단 통일 사목교서
당시의 급박한 상황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식이 잘 나타나 있다. 특히 1948년 2월에 공포된 ‘남조선 모든 감목의 연합교서’ 는 국토의 분단과 사상의 분열, 민생의 혼란, 공산국가에 점령된 만주지역에 대한 우려 등이 표출되어 있는데, 이때 주교들은 목자로서 이러한 사태를 관망할 수 없음을 강조하면서 모든 신자들이 이러한 종교적, 민족적,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특별기도를 바치도록 명하고 있다.
한편 1949년 4월에 공포된 연합교서는 정부 수립에 따른 안도감을 표명하면서 1948년도 교서와 관련하여 “전에 우리는 조국이 모든 난관을 돌파하고 완전 독립을 얻기 위하여 주일마다 성인 열품 도문과 복자 찬미경을 염할 것을 명령하였으나 이제는 민주주의적 총선거에 의하여 정부도 수립되고 완전한 독립국가로 열국의 승인까지 얻었으므로 상기 경문을 염함을 그쳐도 무방하나 남북통일이 무사히 성취되기 위하여 사사로이 기구를 그치지 말지니라”고 언급하면서 시국의 흐름에 대한 일관된 주교단의 입장을 밝히고 있음이 주목된다.
50년대 자료 가운데 6.25직전인 1950년2월에 발표된 ‘사회질서 재건에 대하여 교도와 동포에 고함’ 이란 주교단 성명서는 공산주의에 관한 경계심을 일깨우면서 불안한 시대상 속에서 찾아져야 할 진정한 교회의 구제책이 무엇인지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주교단은 공산주의 사상이 ‘수난기의 여러 민족들이 즐겨 마신 달콤한 독약’ 이었음을 밝히면서 공산주의야 말로 ‘인민의 아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 교서는 당시의 사회현실과 불안의 원인을 냉철히 바라보도록 요구한다.
즉, “이 나라의 현실은 모든 사회적 불안의 원인을 지리적 삼팔선에 돌리기에 너무도 급급하다. 물론 이 강토의 양단은 창자 끊어지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자신이 도처에서 만드는 마음과 태도의 삼팔선의 과오를 모조리 지리적 삼팔선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너무나 파렴치한 행위일 것이다”라고 언급하여 보다 객관적이고 자성적인 노력이 경주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음도 주목된다.
또한 휴전을 앞둔 1953년4월에 공포된 공동교서 ‘도덕은 모든 문화의 기초’에서는 종교와 민주주의와 국가라는 세 요소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밝히면서 수많은 파괴와 재난을 초래한 전란극복을 위해 유물주의와 무신론을 경계하는 새로운 도덕이 요청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 당시 자료 가운데 주교들의 견해를 찾아볼 수 있는 문헌은 서울교구장인 노기남 주교의 ‘년두사’ 등이다. 노기남 주교는 경향잡지 1950년1월호에 게재된 연두사에서 6.25직전의 북한 교회 수난과 전쟁의 참화에 대해 강조하고, 교회가 그 동안 공산주의를 단죄하였을 뿐 아니라 모든 신자들이 공산주의 사상에 직.간접으로 가담 협력하는 것을 엄금하였음을 상기시킨다.
이와 함께 그는 신자들이 교회의 뜻에 따라 공산주의자들의 진정한 회계와 공산주의 상상의 박멸을 위해 총궐기할 것을 엄명하기도 한다.
노기남 주교의 이 같은 태도는 교황 비오12세가 1952년 10월13일 에 개최된 이태리 가톨릭 액션 청년연맹 결성 30주년 기념식에서 소련과 동구공산권에서의 교회에 대한 박해가 치열해짐에 따라 전세계를 위협하는 악독한 적인 공산주의의 위협에 대항하여 전세계신자들이 통일전선을 결성하여 투쟁할 것을 호소한 교황청의 입장과 상통한다.
교황 비오12세는 특히 소련이 제19차 당대회를 계기로 또다시 종교탄압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동구와 중공에서 교회탄압이 치열해지는데 대한 교회 나름의 대응책을 모색하려 한 것으로 교회와 공산주의가 가장 첨예하게 대결하지 않을 수 없었던 당시의 상황을 대변한다.
따라서 교황청의 이 같은 입장은 6.25전쟁이 채 끝나지도 않은 우리 교회에 더욱 반공적인 태도를 요구하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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