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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민족화해를 위한 가톨릭교회의 활동자료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하여

-1995년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장 사목교서-

1.     분단 고착과 민족 사회 분열에 대한 참회

1)    우리는 분단의 구조적 악을 말하기에 앞서서 광복 50년을 맞아 우리 한국교회도 남북의 분단과 민족 사회의 분열에 커다란 책임이 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5)

2)    우리는 일제통치, 한국전쟁 그리고 분단이 더욱 고착화된 60년대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과정에 담겨 있었던 시대의 징표를 깨닫는 노력이 부족하였음을 스스로 인정한다. (5)

3)    이와 같은 참회와 반성 위에 우리는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사회의 진정한 화해와 일치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며 조국의 참된 평화 통일을 이루는 도구가 되고자 한다. (6)

2.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노력

1)    1992년도 춘계 주교회의 이 후 한국교회는 <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 명칭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변경하고 남북으로 갈라진 형제가 진정한 화해와 일치를 통하여 온전히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는 기도운동을 더욱 힘차게 펼쳐왔다. (8)

2)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존재 이유를 확인하며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서로를 존중할 때 진정한 대화가 비로소 가능하다. 이 존재 이유의 긍정을 통해서 남과 북은 서로 흡수통일 또는 적화통일이라는 유혹으로부터 참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남과 북이 그리스도의 복음에 입각하여 체제와 이념을 초월해 진정한 민족적 화해와 일치를 이루도록 끊임없이 촉구하여 왔으며 앞으로도 이를 조금도 게을리 할 수 없다. (10)

3.     북한 교회에 대한 인식

1)    남북 분단의 비극은 민족사회뿐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교회도 둘로 갈라놓았다. 그러나 남북분단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사회가 반만년의 역사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지역의 교회 역시 200여년의 한국교회사를 공유하고 있으며 그리스도 강생으로 인한 구원의 역사에서 한 치도 벗어나 있지 않다. 1920년 과 1927년에 설정된 함흥교구(원산교구가 그 전신임)와 평양교구는 분단 후인 1962년에 한국가톨릭교계제도가 설정될 때도 똑같이 자치독립교구로 승격하였다.(11)

2)    우리는 1988 6월 평양에서 <조선천주교인협회>가 결성되고 같은 해 10월에 평양 장충성당이 건립된 사실에 주목하고 우리 한국교회 역시 분단의 역사 속에서 북한 사회의 특수성과 역사성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측면에서 이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목적 기대를 표명하여왔다. (13)

3)    우리는 북한에 실존하는 신앙공동체가 한국교회와 참된 일치를 이루며 하루 빨리 교황청과 일치를 이루어 세계 가톨릭 공동체에 몸담고 교계체계를 갖춘 교회로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북한 당국은 이러한 우리의 염원이 체제와 이념을 초월한 종교적 차원의 것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15)

4.     통일의 복음적 원리와 실천적 지표

1)    분열과 갈등의 상징인 한반도가 화해와 일치의 문을 활짝 열게 되는 것이 복음적 구원의 시작이며 하느님이 원하시는 평화의 구현임을 밝히는 것, 그것이 바로 <통일의 표징>이다. (16)

2)    오늘의 한국교회는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에 의해 갈라진 형제를 화해시키고 분단에 의해 이질화된 삶의 구조 속에서 동족의 삶의 본질을 회복시켜야 할 역사적 짐을 지고 있다. (18)

3)    통일의 역사적이고도 궁극적인 목표는 분단으로 강요된 비인간화의 굴레에서 놓여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평화통일의 길은 참된 인간화의 길이다. 참된 인간화의 길은 인간존엄성에 대한 존중과 실현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참된 통일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존엄성의 구현을 바탕으로 이루어 져야만 한다. (20)

4)    통일은 그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지만 그에 도달하지 않고는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없기에 통일은 하나됨의 현실적인 목표이다. 우리 교회가 말하는 통일은 하느님의 백성이 그 분의 사랑과 평화를 본받아 한 형제로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통일은 항상 평화를 전제로 하고 평화를 누림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21)

5)    우리는 민족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여 남과 북을 한 마음 한 몸으로 만드는 복음적 통일의 실천적 지표를 천명하고자 한다. 그것은 남북 민족사회의 상호 나눔을 통한 민족 공동체 협조, 민족 사회의 재일치를 통한 민족공동체의 구현, 민족적 화해를 통한 민족공동선의 실현으로 대변된다. (23)